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대로에서 역주행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YTN의 문제 제기에 경찰도 개선을 약속했지만 미적거리는 사이 또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쯤 되면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싶은 데 취재해보니 역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형편없이 찌그러진 차에서 승용차 운전자가 실려 나옵니다.
사고가 난 곳은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신천대로.
원인은 역주행입니다.
지난달 9일 밤.
도로를 거꾸로 달려오던 차량이 갑자기 멈춰 섭니다.
역주행 때문에 큰 사고가 일어날뻔한 순간입니다.
역시 신천대로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안양수 / 대구지방경찰청 교통계장 : 명확하게 진·출입할 수 있도록 색깔 노면 유도선을 설치하고, 교통안전 표지판, 시선 유도봉 등을 설치해서 시설을 보강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시설 설치 주체인 대구시가 미적거리는 사이 역주행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복잡한 도로 구조에 있습니다.
도시고속도로에 들어가려면 도로 오른쪽으로 빠져야 하는데 표지판은 잘 보이지 않고, 도로 폭도 좁아 진입이 쉽지 않습니다.
사고 운전자도 진입로를 지나쳐 달리다 역주행을 시작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경대교에서 우회전하면 신천대로 빠지는 옆길이 나옵니다. 빠지는 걸 모르고 직진해버린 거에요. 내비게이션만 보고 간 거죠.]
신천대로는 하천을 따라 고가도로와 지하차도로 연결돼 있는데, 두 차례 역주행이 시작된 교차로는 지하차도를 덮은 상판이 다른 곳보다 좁습니다.
다른 교차로는 조경시설과 보도블록을 설치해 차도가 분명하게 확인됩니다.
하지만 문제의 교차로는 이런 시설 없이 도로에 여러 선만 어지럽게 그어져 한눈에 봐도 복잡합니다.
[임경억 / 대구 학정동 : 도로가 여러 갈래로 얽혀있고 그다음에 표지판이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좀 그런 부분은…. 사고 날뻔한 경우도 한 번 있었습니다.]
도로 구조가 이런 것은 안전보다는 비용을 우선해 설계한 탓입니다.
[박용진 / 계명대 교통공학과 교수 : 다른 교차로에 비해 상판 길이가 짧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아마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요. 또 최저가 입찰이다 보니까 설계를 좀 윤택하게, 아니면 좀 여유 있게 할 수가 없는 거죠.]
공간과 비용 등의 문제로...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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